넓은 화장실을 원했다. 넓은 세면대에서 아이와 같이 세수도 하고 양치도 하는 그런 넓은 화장실을 갖고 싶었다. 하지만 30년 된 30평대 아파트는 안방에 작은 화장실과 거실에 적당한 크기의 화장실 두 개가 있었기에 이런 로망을 이룰 수가 없었다. 넓은 화장실을 원했기에 결국 우리는 두 화장실을 합쳐 큰 하나의 넓은 화장실로 만들 계획을 세웠다. 화장실 인테리어가 마무리된 지금 아이와 함께 세수도 하고 양치도 하는 로망을 이뤘고 넓은 화장실에 만족하고 있다. 물론 화장실이 하나라서 느껴지는 불편함이 있기는 하지만 이런 불편함이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 만약 다른 사람들이 두 개의 화장실을 합쳐 큰 하나의 화장실을 만들고자 한다면 추천할 것 같다.
화장실 인테리어, 화장실 합치기
30년 된 30평대 아파트인 우리 집은 안방 화장실과 거실 화장실이 벽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화장실을 넓게 만들기 위해서는 두 화장실을 나누고 있는 벽을 철거해야 했다. 인테리어 상담할 때 화장실을 나누고 있는 벽을 허무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그 벽이 내력벽 (건축물 구조상 위에서 오는 수직하중과 수평하중을 받쳐주는 벽체)이라면 허물수가 없다 했다. 두 화장실을 나누고 있는 벽이 내력벽인지 아닌지를 먼저 조사해야 했다.
아파트 벽이 내력벽인지 아닌지는 관리사무소에 연락해서 물어보면 바로 알려준다. 관리사무소에 아파트 설계도면을 요청해서 인테리어 업체에 확인해도 되며, 간혹 인테리어 업체에서 아파트의 설계도면을 갖고 있어 바로 알아볼 수도 있다. 아무튼 관리사무소에 연락하면 알 수 있는 정보로 인테리어 업체에서 알아보거나 직접 알아보면 된다. 다행히 우리 집 화장실을 나누고 있는 벽은 내력벽이 아닌 비내력벽, 조적벽이었고 쉽게 철거를 하고 화장실을 합칠 수 있었다.
화장실 인테리어, 화장실 구조 정하기
두 화장실을 합쳐 하나의 넓은 화장실 공간을 확보했다. 또한 안방에서 화장실로 들어가는 문은 철거하고 벽을 세워 막았다. 우리는 넓은 세면 공간과 샤워 공간, 양변기를 놓을 공간 이렇게 세 공간으로 나누고자 했다. 각 공간에 최소한의 가로넓이가 필요했고 각 공간을 조적벽으로 나눠야 했기 때문에 화장실 두 개를 합쳐놨지만 공간이 넉넉하지 못했다. 화장실 구조를 정하는 것을 가장 오랜 시간 고민했던 것 같다.
양변기 공간과 샤워 공간에서 성인이 편하게 지내기 위해서는 가로로 최소 75cm을 맞춰야 했고, 조적벽이 가로 15cm 정도 됐으니 공간을 나누기 위해서 90cm 정도의 가로길이가 필요했다. 양변기 쪽으로 들어가는 문을 설치할 공간과 샤워 공간으로 들어가는 문을 설치할 공간까지 확보해야 했다.
30년 된 30평대 아파트 화장실 두 개를 합친 공간은 가로 330cm, 세로 220cm이었는데 한쪽에 환풍구가 지나가는 공간이 있었기에 그쪽을 제외하면 생각보다 공간이 안 나올 수밖에 없었다.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샤워부스와 양변기 공간을 각 구석에 배치했고 중간에 넓은 공간에 세면대 2개를 넣을 공간을 확보해 화장실 완성할 수 있었다.
화장실 인테리어, 건식 화장실
화장실에 따로 신발을 신고 들어가지 않아도 되는 건식 화장실, 물때 걱정이 없는 건식 화장실로 만들었다. 건식 화장실로 만들었더니 진공청소기로 청소를 하면 되고, 거실 걸레질을 할 때 화장실도 같이 걸레질을 할 수 있는 편리함이 있다.
샤워 부스는 물을 사용해야 해서 밖으로 물이 뛰지 않도록 바닥을 낮췄고 물이 나오는 부분은 최대한 문에서 멀리 떨어지게 만들었기에 밖으로 물이 튀지 않았다. 문 아래 틈으로 물이 튀길래 마트에서 틈막이 제품을 사서 막았더니 밖으로 물이 뛰지 않게 되었다.
변기가 있는 공간이 물청소가 안 되는 것이 걱정이었다. 하지만 이는 이 집에 사는 유일한 남자인 내가 앉아서 소변을 봄으로서 어느 정도 해결되었다. 우리 집에 찾아오는 남자 손님도 모두 앉아서 용변을 봐야 한다. 추가로 변기 청소가 가능하도록 물 호스를 만들었고 변기 옆쪽에 배수구를 만들었다. 가족 모두 앉아서 용무를 처리함으로써 청소 빈도를 줄이고 청소가 가능하도록 호스와 배수구를 만듦으로써 건식으로 사용했을 때 발생하는 불편함을 어느 정도 해소했다. 변기 물청소를 하고 반나절 정도면 물이 다 마른다.
화장실 인테리어, 세면대 하부장
화장실 하부장은 바스 제품으로 선택했다. 건식 화장실로 사용할 것이기 때문에 목재, 나무로 된 가구로 넣어도 됐으나 물을 많이 사용하는 화장실은 상대적으로 습하기 때문에 나무로 된 제품의 경우에는 썩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바스 제품으로 넣었다. 나무 가구가 예쁜 제품이 많고 다양한 선택지와 바스 제품 대비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장점이 있었으나 썩을 가능성이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예쁜 가구 하부장을 포기할 수 없어 계속 인테리어 사장님한테 이야기 했으나 매번 거절, 반대 의견을 받았고 결국 습기에 강한 PS 제질인 바스 제품을 선택하게 됐다.
세면대 두 개를 넣기 위해서는 최소한 가로 100cm, 세로 45cm 이 필요했다. 문제는 세면대를 놓으려고 확보해둔 공간이 가로는 140cm으로 충분했는데, 세로가 120cm으로 세면대 폭이 크면 자칫 통로가 좁아 불편함을 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세면대를 제작하면서 폭을 세면대 크기에 맞춰 최소한의 폭인 45cm으로 만들어 화장실에 장착했다. 좁을 것이라 생각했던 세면대 앞 통로 겸 세면 공간은 다행히도 불편하지는 않았다. 물론 한 명이 세면대를 사용하는 상황에서 변기로 다른 사람이 가기 위해서는 조금 불편하기는 하나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세면대 하부장 디자인 및 색상을 선택하고, 서랍장 구성 및 서랍 손잡이, 상판의 재질과 세면대의 종류까지 선택하고 설치했다. 하부장 서랍 구조가 조금 특이했는데 두 개의 세면대 배수관을 연결해야 해서 그런지 상단 서랍의 경우 서랍 안쪽 중앙 부분이 푹 파인 형태로 되어 있다. 기성품을 산 게 아니고 제작을 해야 했기에 가격이 조금 나갔지만 지금은 매우 만족하면서 사용하고 있다.
화장실 인테리어, 수전
화장실 두 개를 합친 넓은 화장실의 수전은 무광 골드의 매립 수전으로 선택했다. 매립 수전을 선택한 이유는 깔끔하고 예쁜 디자인을 갖고 있고, 전체 공사를 할 때가 아니면 어려운 공사이기 때문이었다. 다른 모든 이유를 빼고서라도 매립 수전이 깔끔하고 예뻤기에 선택하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매립 수전이 아니었다면 하부장 폭이 더 커졌을 것이고 화장실이 매우 좁아졌을 것이었다. 매립 수전이 일반 수전에 비해 비싸긴 하지만 원하던 것이었기에 포기할 수 없었다. 샤워 공간과 세면 공간을 나누기 위해서 쌓은 조적벽에 물 라인을 넣어 매립 수전을 완성했다.
수전은 깔끔한 형태의 무광 골드 색상으로 선택했다. 수전 색생에 맞춰 수건걸이와 샤워 부스 앞 옷걸이도 무광 골드 색상으로 맞췄다. 수전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수전을 매립하면서 두 수전의 길이를 못 맞췄다는 점이다. 공사할 때 보다 자세히 봤었어야 했다. 수전 길이를 맞추기 위해서는 타일을 다 뜯고 맞춰야 한다고 하는데 큰 공사가 되고 번거로울 것 같아 재공사는 포기했다. 자세히 안 보면 잘 안보이니까 그나마 다행이다.
화장실 인테리어 이야기를 하다 보니 글이 너무 길어지는 것 같다. 아직 샤워 부스, 변기, 거울, 화장실 조명, 타일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도 못했다. 눈이 아파서 화장실 인테리어 글은 두 번으로 나눠 써야겠다. 다음 화장실 인테리어 이야기에서 나머지 샤워 부스, 변기 공간, 거울, 조명, 타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다 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
실물로 보면 참 예쁜데, 사진을 예쁘게 못 찍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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